에어컨 필터를 물로 씻다 보면 먼지는 어느 정도 없어졌는데 표면이 여전히 미끈하거나 끈적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특히 주방과 가까운 곳에 설치된 에어컨은 단순한 먼지만 쌓이는 것이 아니라 생활하면서 생긴 여러 오염이 함께 달라붙기도 한다.
나도 처음에는 이런 경우 주방세제를 조금 사용하면 더 깨끗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관리해보니 세제를 쓰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필터의 종류와 제조사의 세척 방법이었다. 모든 에어컨 필터에 같은 세척 방법을 적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먼지만 있다면 세제부터 사용할 필요는 없다
에어컨 필터에 쌓이는 오염의 대부분이 마른 먼지라면 먼저 청소기나 부드러운 솔로 제거해보는 것이 좋다.
물 세척이 가능한 필터라면 큰 먼지를 제거한 다음 흐르는 물로 씻어본다. 이 과정만으로도 눈에 보이는 먼지가 상당 부분 제거되는 경우가 있다.
내가 해보니 처음부터 세제를 사용하는 것보다 마른 청소 → 물 세척 → 남은 오염 확인 순서로 진행하는 편이 훨씬 판단하기 쉬웠다.
물을 사용했는데도 필터가 끈적하거나 얼룩이 남아 있을 때 그다음 세척 방법을 고민해도 늦지 않았다.
세제 사용 여부는 설명서를 먼저 확인한다
처음엔 여기서 막힌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중성세제를 사용하라는 방법도 있고 물로만 씻으라는 이야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내가 사용하는 에어컨의 모델명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제품 사용설명서에서 필터 청소 항목을 찾아보면 물 세척 여부나 세척 방법이 안내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제조사에서 특정한 세척 방법을 안내한다면 그 방법을 우선하는 것이 좋다.
같은 브랜드의 에어컨이라도 필터 종류와 소재가 같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다른 모델의 청소법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현재 사용하는 제품의 설명서를 확인한다.
설명서가 없다면 에어컨 본체에 표시된 모델명을 확인해 제조사 홈페이지나 고객지원 안내를 찾아보는 방법도 있다.
일반 먼지 필터와 기능성 필터를 구분한다
에어컨 내부에는 먼지를 걸러주는 망 형태의 필터 외에 탈취나 공기청정 등 다른 기능을 담당하는 필터가 들어 있는 제품도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필터’처럼 보이기 때문에 처음 청소할 때 함께 물에 넣기 쉽다.
하지만 물 세척이 가능한지, 세제를 사용할 수 있는지는 필터마다 다를 수 있다. 특히 교체형 필터나 별도의 기능성 필터라면 임의로 세척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나는 필터를 여러 개 분리해야 하는 제품이라면 꺼내면서 위치와 방향을 확인해둔다. 처음 상태를 휴대전화로 사진 한 장 찍어두는 것도 재조립할 때 꽤 도움이 됐다.
세제를 많이 사용한다고 더 깨끗해지는 것은 아니다
제품 설명서에서 세제를 이용한 세척이 허용되어 있더라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다.
세제가 많으면 그만큼 충분히 헹구는 과정도 필요하다. 필터 망이나 프레임 사이에 세척 성분이 남지 않도록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또한 오염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표백제나 강한 세척제를 임의로 사용하는 것도 조심한다. 필터의 소재나 코팅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세척제가 필요한 경우라면 제조사에서 안내한 종류와 방법이 있는지 확인하고 그 범위 안에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끈적한 오염은 억지로 긁지 않는다
오래 청소하지 않은 필터를 보면 먼지가 한 덩어리처럼 달라붙어 있기도 한다. 특히 끈적한 오염과 먼지가 섞이면 물만 뿌려서는 쉽게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때 내가 예전에 했던 실수가 손으로 강하게 문지르는 것이었다.
빨리 없애고 싶어서 힘을 주면 필터 망이 휘거나 손상될 수 있다. 거친 수세미나 단단한 솔을 사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주의해야 한다.
오염이 너무 심해서 제조사가 안내하는 방법으로도 관리하기 어렵거나 필터 자체가 손상됐다면 무리해서 계속 세척하기보다 교체가 필요한 상태인지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세제 사용 후에는 헹굼과 건조까지 확인한다
세제를 사용할 수 있는 필터라면 세척 자체보다 이후 과정도 중요하다.
세척 성분이 남지 않도록 제조사의 방법에 따라 충분히 헹군 다음 물기를 제거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말린다.
나는 특히 필터 테두리 부분을 확인한다. 망 부분은 빨리 마른 것처럼 보여도 프레임 틈에 물방울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건조 시간을 몇 시간으로 정해놓기보다는 날씨와 습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실제 물기가 남아 있는지 확인한다.
결국 기준은 필터 상태와 제품 안내다
에어컨 필터 세척에서 세제는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것도, 모든 경우에 피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먼저 먼지를 제거하고 물 세척만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다음 세제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필터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인지 제조사의 안내를 확인한다.
조금 번거롭게 느껴지더라도 이 과정을 거치면 필요 이상의 세척으로 필터에 부담을 주는 일을 줄일 수 있다.
내 경험담
처음에는 끈적한 필터를 보면 세제를 많이 쓰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했다.
몇 번 청소해보니 먼저 먼지를 제거하고 물로 씻어본 뒤 남은 오염을 확인하는 순서가 더 편했다.
지금은 세제가 필요해 보여도 바로 사용하지 않고 필터 종류와 제품의 청소 안내부터 확인한다.
핵심 요약
마른 먼지가 대부분이라면 처음부터 세제를 사용하기보다 먼지 제거와 물 세척부터 해본다.
세제를 사용할 수 있는지는 에어컨 모델과 필터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설명서를 확인한다.
일반 먼지 필터와 탈취·공기청정 등의 기능성 필터는 관리 방법이 다를 수 있다.
강한 세척제나 거친 수세미로 오염을 억지로 제거하는 방법은 피하는 것이 좋다.
세제를 사용했다면 충분한 헹굼과 건조까지 마친 뒤 필터를 다시 장착한다.
다음 편 예고
다음 5편에서는 ‘에어컨 필터 세척 후 제대로 건조하는 방법’을 다뤄본다. 필터를 씻은 뒤 어디에서 어떻게 말리면 좋은지, 빨리 말리려고 할 때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 정리해보겠다.
에어컨 필터를 청소하면서 물만으로 없어지지 않는 끈적한 오염 때문에 고민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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